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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도서관 찾아 이사다녔죠"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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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이트관리자
작성일14-08-13 16:40 조회1,08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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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도서관 찾아 이사다녔죠"


영지(11)는 한국영재연구원 영재성 검사 결과 '모든 영역이 고루 발달한 상위 2% 영재'라는 판별을 받았다. 또 한국어는 물론 영어, 중국어까지 능통한 언어 영재이기도 하다. 사교육을 받은 경험이 전혀 없는 영지를 영재로 만든 것은 바로 독서. 지금까지 읽은 책이 1만 권을 넘는다. '책이 많은 환경에서 키우겠다'는 엄마 윤찬희씨의 교육관 덕분이었다.

윤씨는 아이가 어릴 때부터 주변에 늘 책을 놓아뒀다. 처음에는 돌 지난 아이에게 전혀 맞지 않는 책을 사는 등 시행착오가 많았다. 이후로는 외판원을 불러 함께 의논한 뒤 연령에 맞는 책을 골랐다. 대형 마트에 장을 보러 가서도 가장 먼저 마트 서점에 들러 아이의 책부터 샀다. 손 닿는 곳에 늘 책이 있으니 영지는 궁금한 것이 생기면 책을 통해 해결하는 습관을 갖게 됐다

아이가 초등학교 5학년인 지금도 잠들기 전에는 꼭 책을 읽어준다. 윤씨는 "적어도 3, 4학년 때까지는 책을 읽어주라"고 조언했다. 아이들은 '글자'에 집중해서 책을 읽기 때문에 글의 내용까지는 미처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때 엄마의 목소리로 책의 내용을 들으면 이해하는 속도가 훨씬 빠르다. 윤찬희씨와 딸 류영지양. /리더스북 제공.

때로는 "재미있는 동화 하나만 얘기해 줄래?"라고 아이에게 부탁했다. 그러면 아이는 동화를 자기 생각대로 각색해내는데, 이것이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우는 발판이 됐다. 지금은 어떤 그림을 보여줘도 즉석에서 한 편의 이야기를 만들어낼 만큼 상상력이 풍부해졌다.

영어 동화책도 마찬가지다. 윤씨는 한글 그림책과 영어 그림책을 거의 동시에 읽어주기 시작했다. 단, 어떤 영어 동화를 외울 때까지 반복해서 들려준 적이 없다. 아이가 내용을 이해할 정도로만 들려준 다음, 자기 생각을 담아 다시 이야기해 보게 했다. 아이가 흥미 있어 하는 내용이면 한국어와 영어를 가리지 않고 책을 사줬다. 영지는 한국 전쟁에 대한 내용을 외국인에게 영어로 설명하기도 하고, 원서로만 읽은 미국의 역사를 친구들에게 우리말로 풀어서 설명해주기도 한다. 독서만으로도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윤씨는 "책이 많은 환경을 꾸며 주는 것이 아이를 영재로 키우는 지름길"이라며 "책을 읽고 아이와 대화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아이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워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은정씨 & 민주·소정·승우 3남매

유은정씨는 세 자녀를 모두 영재로 키웠다. 민주(14)와 소정(13)이는 서울시교육청에서 정보 영재와 과학 영재 판정을 받았고 막내 승우(8)는 숭실대 영재교육연구소에서 영재 판정을 받았다. 어머니 유씨는 "좋은 도서관을 찾아 이사했다"고 할 만큼 독서를 중시했다.
아이들이 24개월이 되면서 본격적인 책 읽기에 들어갔다. 책을 읽어주고 함께 놀면서 책에 흥미를 갖게 했다. 설거지를 하다가도 아이들이 책을 읽어달라고 조르면 하던 일을 멈추고 책부터 읽어줬다. 6살부터는 아이가 직접 책을 고르게 하되, 70%는 아이가 원하는 책으로, 30%는 유씨가 원하는 책으로 골랐다. 유씨는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수학, 과학, 역사 등 학습과 관련된 비문학 책을 조금씩 읽게 해 자연스럽게 독서와 공부를 연결시켰다"고 말했다.

세 아이의 독서법이나 좋아하는 책이 서로 달라 지도하는 데도 차이를 뒀다. 성격이 활발한 민주는 책을 읽은 뒤 노래나 연극 등의 독후활동을 하게 했다. 소정이는 책 읽은 느낌을 그림으로 그려보게 했고, 승우에게는 책 내용을 이야기로 각색해 들려달라고 했다. 책도 아이의 관심사와 수준에 따라 다르게 권했다. '필독서' 목록에 있는 책이라고 해서 억지로 읽게 하면 거부감만 심어준다. 유씨는 "어떤 책이 적당한지 모르겠다면 아이와 함께 서점에 가라"며 "서점에서 아이가 열심히 보는 책이 아이 수준에 꼭 맞는 책"이라고 조언했다.

사교육을 받지 않고도 민주와 소정이의 성적은 늘 전교 상위권을 유지한다. '리만이 들려주는 4차원 기하 이야기' 등 수학 관련 책을 많이 읽으니 저절로 선행학습이 됐다. 두 아이 모두 주니어 헤럴드 등 영자 신문을 무리 없이 읽을 정도로 영어에도 능통하다. 어릴 때부터 꾸준히 영어 동화책을 읽은 덕분이다. 유씨는 "책을 읽을 마음의 여유와 시간을 주는 것이 아이의 지적 능력과 사고력을 키우는 데 훨씬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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