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만화 어떻게 고를까 !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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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만화 어떻게 고를까
어린이 학습만화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1000만권이 넘게 팔린 ‘그리스 로마 신화’ 시리즈를 비롯한 각종 학습만화들은 언제나 서점 판매 순위에서 상위권을 놓치지 않는다.
과거에는 역사나 세계사 등 주로 교양을 쌓기 위한 책들이 많았지만 요즘에는 영어, 수학 및 논술 교육 등 교과과정과 관련된 책들까지 종류가 무척 다양해졌다.
하지만 최근 출판량이 급증하면서 재미에만 초점을 맞춰 내용 구성이 허술하고 질이 떨어지는 책들도 늘고 있다. 학습만화를 제대로 고르고 활용하는 법을 알아본다.
◆넘쳐나는 학습만화 ‘잘 고르면 약, 못 고르면 독’=학습만화의 가장 큰 장점은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이라면 손사래를 치는 아이들도 만화는 즐겁게 읽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책 읽는 것을 유독 싫어하는 아이들에게는 독서 습관을 들이기 위한 방편으로 학습만화를 활용할 수 있다.
또 다른 좋은 점은 어려운 내용을 쉽게 이해시킨다는 것이다.
학습만화에서는 전달하려는 지식의 내용과 관련된 일상적인 상황을 설정, 어렵고 복잡한 내용을 단순하게 풀어낸다. 그림을 활용해 입체적으로 정보를 전달하기 때문에 기억에도 오래 남는다.
최근에는 인터넷 학습사이트에서 플래시 애니메이션 등을 통해 학습만화 서비스를 앞다퉈 내놓고 있어 오프라인은 물론 온라인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최근에는 학습만화의 인기에 편승, 충분한 고민이나 검토 없이 출간해 내용이 부실한 경우가 점점 늘고 있다.
이러한 책들은 전달하려는 지식용과 만화의 내용이 전혀 연관성이 없는 데다 그 내용을 왜곡해 잘못된 개념을 전달하기도 한다. 이같이 잘못된 학습만화는 아이들에게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재미만을 추구하다보니 그림이 지나치게 과장되거나 선정적인 표현 및 속어 등을 그대로 사용해 아이들의 정서 발달에 악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내용 설명을 글보다는 주로 그림에 의존하는 만화의 매체적 특성 때문에 어휘 발달이 늦어질 수 있다는 것도 단점이다. 어릴 때 학습만화를 과도하게 읽게 되면 초등학교 고학년이 돼서도 그림이 없는 책 읽기를 꺼릴 수 있다.
◆학습만화 선택 및 활용법=구입 전에 반드시 부모가 내용과 출판사 등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아이들의 선택에만 의지하다보면 내용보다는 그림만 화려한 책을 고르기 쉽기 때문이다.
아이가 책을 고르면 부모가 첫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훑어보며, 내용에는 문제가 없는지 그림은 선정적이지 않은지 확인해야 한다. 주로 어린이 도서 전문 출판사에서 나온 책을 고르는 것이 실패할 확률이 낮다.
그림뿐 아니라 등장하는 어휘 또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자녀가 초등학생인데 만화에 나오는 어휘들이 유아용 수준이라면 어휘 개발이 전혀 되지 않는다. 대사가 너무 단순하거나 반복적이지는 않은지, 내용이 유치하지는 않은지 따져 본다.
학습만화를 읽을 때는 만화에만 의존하지 않고 교과서 등을 함께 활용하며 읽게 하는 것이 좋다. 학습만화에서는 지식을 가능한 한 간단하게 전달하기 때문에 교과서나 문자로 된 책에 비해 생략된 내용이 많다. 교과서나 다른 책을 함께 읽으며 학습만화에 없는 내용이 무엇인지 비교하면 더욱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만화는 어디까지나 독서 습관을 기르기 위한 준비단계에서만 활용해야 한다. 책 읽는 것에 어느 정도 흥미를 붙였다면 만화책의 비중을 점차 줄이고 그림이 없는 책의 비중을 늘려가도록 지도해야 한다.
책을 읽은 뒤에는 아이들과 함께 새롭게 알게 된 것은 무엇이고, 읽은 책의 좋은 점과 좋지 않은 점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반드시 얘기를 나눠 보자. 부모는 현재 아이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할 수 있고 아이들은 책을 평가하는 안목을 키울 수 있다.
이경희 기자 sorimo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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