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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의 독서와 인재 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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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이트관리자
작성일14-08-14 10:13 조회1,13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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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의 독서와 인재 양성

21세기는 디지털 시대이다.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습득하고, 컴퓨터 게임과 동영상 자료 등의 멀티미디어를 즐기며 여가 시간을 보내고 있다. 디지털 기기가 각광을 받게 되면서 사람들의 삶은 점차 빠르고 편리하게 변모하고 있다. 반대로 사람들의 관심사에서 벗어나는 분야 역시 생겨나게 됐다. 종이문화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종이문화는 바로 직전 세대까지만 해도 사람들에게 깨달음과 즐거움을 동시에 주는 거의 유일한 매체였다. 또한 인류 문명의 계승과 발전을 이루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온 최고의 도구였다. 종이문화를 대표하는 책은 지식 발전의 원동력이었고, 급속한 사회 변화 속에서도 인간의 정체성을 찾고 정신적 여유를 회복하는 가장 손쉽고 중요한 방법이었다. 사람들은 책을 통해 서로의 경험과 감정을 공유하며 스스로의 것으로 체득했고, 자신과 사회를 발전시켜 나갔다. 하지만 지금의 종이문화는 예전과는 그 위상이 다르다. 책이 가진 가치는 여전함에도 불구하고 뉴 미디어와 올드 미디어의 이분법적인 구분에 의해 평가 절하되고 있는 실정이다.

현대인의 삶은 디지털과 떼놓을 수 없다. 학업과 업무, 일상생활 어디에든 디지털은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 결과는 양면적이다. 화려하고 자극적인 멀티미디어에의 노출이 인간의 직관과 느낌을 강화한 반면 상상력과 적극적인 지적 탐구활동을 약화시킨 것이다. 우리는 이를 디지털 시대의 부작용이라 칭하기도 한다. 시각과 청각 등 1차적인 자극에 즉각 반응하면서 자신의 감정 표현에만 충실하게 되고 타인에 대한 이해와 자발적인 지적 탐구의 폭이 얕아진 탓이다.

따라서 역설적으로 디지털 시대야말로 어느 때보다 독서의 중요성이 큰 시기라고 할 수 있다. 독서는 감각에만 치중된 인간의 삶을 순화시키고, 생각의 여유를 갖게 한다. 디지털과 독서는 상대적인 개념이 아니다. 오히려 두 장르가 교감할 때 최상의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독서 능력이 더해진다면 감성과 지식이 고루 발달된 진정한 인재로 거듭날 수 있는 것이다.

첨단 기술 개발과 과학의 발전, 그리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출하는 행위는 결국 인간의 두뇌에 의해 이루어진다. 디지털의 편리함 역시 사람의 두뇌로 창조해낸 것이다. 21세기를 선도하는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창의성이 뛰어난 인재를 많이 확보해야 한다. 국내외 유수의 기업들이 인재 발굴과 양성에 힘을 기울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 역시 이미 오래전부터 “탁월한 천재 한 명이 1만 명을 먹여 살린다”며 국가 발전에 있어 인재의 중요성이 얼마나 큰지에 대해 강조했다. 기업들이 인재 양성에 있어 가장 집중하는 분야 역시 창의성 개발이다. 구체적 방법으로 독서를 통한 지속적인 지적 체험을 강조하는 것은 물론이다.

국가의 발전은 지역사회의 발전에 기인하고, 지역사회의 인재 육성은 국가 인재 육성의 발판이 된다. 기업이 국가 발전을 위해 인재 양성에 심혈을 기울이듯 지역사회 역시 지역의 인재 개발을 위해 효율적인 방안을 내놓아야 할 필요가 있다. 지역 공동체 발전의 책임은 지역사회에 뿌리를 두고 있는 기업과 공공기관에도 있다.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 역시 그들이 가진 사회적 책임 중 하나이다.

최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등 8개 기관이 지역 인재 육성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이를 위한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북 파워 인재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실행 방안은 어린이·청소년 독후감 경연대회이지만, 프로젝트가 목적하는 바는 훨씬 넓고 깊다. 대전 지역의 청소년에게 책 읽는 기회를 제공해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동기를 부여하자는 것, 그리고 인재 양성의 가장 기본적인 토양을 가꾸겠다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독서 캠페인에만 그치지 않고 소외 계층 지원과도 연결된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자기 비전을 세우기 힘든 아이들에게 책을 읽힘으로써 스스로 가치관을 정립하고, 자기 인생의 비전을 찾게 한다는 것이다. 또한 경연대회 수상자들에게는 해당 지역의 은행과 기업, 연구소 등에 채용을 보장함으로써 청년실업 문제 해소에도 일조하고 있다. 독서를 통해 다양한 지역사회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겠다는 의도이다.

‘북 파워 인재 프로젝트’는 윤택한 지역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상징적인 사업이다. 기본 취지는 청소년들에게 책 읽기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고, 캠페인을 통해 길러진 인재들이 지역사회에서 능력을 발휘하게 하는 것이다. 향후에는 지금보다 더 많은 지역 기업과 기관들이 이보다 더 창의적이고 확대된 개념의 인재 양성 사업에 참여하는 것을 상상해 본다.

<윤철호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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