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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사춘기 자녀와 거리좁히는 ‘대화의 기술’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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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이트관리자
작성일14-08-13 16:25 조회1,13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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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사춘기 자녀와 거리좁히는 ‘대화의 기술’



고등학교 1학년, 중학교 2학년 남매를 둔 최은순 주부(43)는 근래 부쩍 자녀들과 거리감이 느껴져 쓸쓸하다. 딸보다 더 살갑던 아들은 여자친구가 생긴 후론 무슨 연유에선지 엄마와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고등학교에 진학한 딸은 아침 7시30분에 등교해서 학원과 독서실을 거쳐 밤 12시가 가까워서야 귀가한다.

올해 중1이 된 김승환군(13)은 “엄마가 자꾸 잔소리를 해서 지겹다”고 말한다. “사사건건 이것저것 자꾸 참견하니까 집에 있으면 답답해요. 엄마하고는 말이 안 통해요.”

사춘기에 접어든 자녀와의 이 같은 갈등은 모든 부모들이 한번쯤은 겪게 되는 경험이다. 어떻게 하면 지혜롭게 거리 좁히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대화의 시작=자녀와의 거리를 좁히고 대화를 끌어내는 데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자녀의 눈높이에 맞는 소재를 대화의 중심으로 끌어오기’다. 청소년과 효과적으로 소통하기 위해서는 또래문화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래집단과의 어울림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아이들은 부모와 교사가 먼저 손을 내밀지 않으면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마음을 열지 않으려는 성향이 있다.

고등부 온라인 교육사이트 1318하이(www.1318hi.com)의 백승일 팀장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다수 아이들이 ‘연예’에 관심이 많은 점을 고려해 볼 것”을 권한다. 자녀에게 “누가누가 열애중이라고 하던데, 잘 어울리는 커플이지” “아이비 신곡을 너도 좋아하니” 같은 질문을 던져보자. 이는 자녀에게 “우리 엄마(아빠)도 이런 것에 관심이 있구나”하는 사실을 깨닫게 하며 거리감을 좁히는 데 도움을 준다고 백팀장은 말한다.

작지만 이색적인 선물도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자녀가 만화책 읽기를 좋아한다면 최근 중·고교생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만화책을 구입해 자녀와 함께 읽어보자. 작은 사탕 몇 알과 인터넷 유머를 작은 카드에 적어 등교하는 자녀의 손에 쥐어주는 것도 색다른 ‘대화 물꼬트기’가 될 수 있다.

◇대화의 유지=자녀가 “엄마 아빠는 내 편이야”라고 믿음을 가져야 대화가 유지된다. 이를 위해서는 아이가 그릇된 행동을 했더라도 일단 부모가 하고 싶은 말을 잠시 미루고, 자신이 왜 그같은 행동을 했는지에 대한 아이의 설명을 차분히 들어줄 수 있어야 한다. 한국청소년상담원은 “어떤 실수와 잘못을 했더라도 자녀를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이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 아이도 감정을 정리할 수 있고, 부모도 그때까지 몰랐던 아이의 생각과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는 조언이다. 충분히 들어준 다음에 하는 부모의 이야기는 훨씬 더 아이에게 설득력을 갖는다. 야단을 치더라도 아이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마지막에 꼭 확실하게 전해줘야 한다.

또한 아이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말은 삼가야 한다. “너 그러다 10년 후에는 뭐하고 살래” “동생 반이나 따라가겠니” 등 비교하고 무시하는 발언은 아이의 마음 문을 닫는 초고속 지름길이다. 아무리 좋은 의도로 말했더라도 아이는 부모의 의도와 정반대 방향으로 나갈 뿐이다.

아이를 이끄는 데 있어서 ‘명령’보다는 상호간의 ‘약속’이 더 효과적이다. “너 ○시까지 집에 들어와!”보다는 “○시까지 집에 들어오기로 나랑 약속하자”라고 아이의 합의를 얻고, 아이가 약속을 지키도록 해야 한다. 처음부터 거창한 약속을 부모가 정하기보다는 작은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아이는 부모가 믿어주는 만큼 성장한다.

◇부부관계도 살펴라=자녀와의 갈등의 뿌리가 ‘부부간 갈등’인 경우도 적지 않다. 김숙기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 원장은 “갈등 있는 부부의 자녀들은 초등학교 때는 부모의 통제 하에 있다가, 중·고등학교에 들어서면서 불만을 표출하기 시작한다”고 지적한다. 불화를 겪는 부부의 모순된 훈육방법도 아이들에게는 엄청난 스트레스가 된다. 한쪽이 엄격하고 다른 한쪽은 지나치게 너그러울 경우 아이들은 혼돈과 갈등을 느낀다는 것. 이럴 경우 아이는 한쪽 편을 들면서 갈등관계를 만들어 나가거나, 부모의 갈등으로 인해 받은 고통에 대해 원망감을 품고 가정에서 멀어지기 쉽다. 이 경우 문제 해결의 방법으로 이혼을 선택하는 가정에 대해 김원장은 부정적인 견해를 내놨다. “이미 상처받은 아이들에게 ‘이혼’이라는 또다른 상처를 짐지우게 할 뿐입니다. 보통의 경우, 일단 부부간 관계를 개선하는 것이 첫 단추이지요.”

김원장은 “아이들에게 ‘그동안 엄마 아빠 때문에 많이 힘들었지’라며 아이를 헤아리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단시간에 변화를 기대하긴 어렵지만, 일단 방향 설정만이라도 바꾼다면 자녀와의 관계 개선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최민영기자 m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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